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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여기 20-5호(2015년 9/10월호)가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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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의 말│여행자와 집없는 이

당신은 삶의 길 위에 서있다. 저 한없이 미로로 이어진 숲길,
끝없는 열사熱砂의 사막 길 위에... 거기에 선 당신은 여행자인가
아니면 돌아갈 집이 없는 이인가?
여행자는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돌아갈 집이 있기에 ‘안심’하고 힘들어한다.
그러나 돌아갈 곳이 없는 이는 지금의 괴로움이 너무도 참기 힘든 죽음과 같다.

우리는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혀 고요하게 만들려고 애쓴다.
그런데 반대로 마음이 고요하여 의식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어찌할 것인가?
또 발생한다 하여도 곧바로 가라앉고 만다면?
그때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힘들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의식이 무한히 발생하여 작용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도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애쓰지 않음에도 의식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메커니즘이 있다.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원리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불균형이다. 우주는 불균형을 통해 움직이고 ‘존재’하려는 속성을 갖추고 있다.
불균형이 없으면 ‘움직임’도 없다.
물은 높이의 차이로 인한 불균형을 벗어나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진다.
그와 같이 바람도 기압의 차이를 균형잡기 위해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흐른다.
전기는 220V에서 0V로 흐르며1), 삼투압은 농도 차이를 균형 잡으려는 움직임이다.
이렇게 모든 흐름과 움직임은 불균형에서 균형으로
가기 위한 흐름이고, 거기서 에너지가 발생한다.

의식은 불안不安에서 안정으로 가려는 데서 생겨난다.
‘모름’은 일종의 불안을 낳는다.
그래서 알려는 ‘움직임’을 일으킨다.
불안이 없다면 의식적 움직임은 약해진다.
인간의 불안은 그래서 위대한 것이다. 그것이 의식을 살아있게 만든다.
다만, 불안의 원천인 이 ‘모름’이라는 것이
어릴 때는 문제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낸다면...

20세가 넘어 소위 성인成人이 되면 우리는 ‘모름’을 벗어나려 애쓰게 된다.
모름에서 앎으로 가려는 움직임 속에 빠지는 것이다.
모름은 원래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리고...불안하라! 그러면 의식은 살아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앎이 없어도 괜찮은, 아무도 아닌
그 절대무絶對無에 뿌리를 두고 불안해하라.
그러면 집없는 이가 아니라, 즐겁고 행복한 여행자가 될 것이다.
여행자는 힘들고 지치면 돌아갈 집이 있기에 지금 힘들어도 즐겁다.

그와 같이 당신의 마음은 이미 절대무인 집에 와있음을,
아무것도 알지 못해도 괜찮음을, 알라.
그것을 알아챌 때, 마음을 가라앉힐 필요 없이 어떤 의식적 움직임도 즐거울 수 있으리.

마음은 커다란 혼돈 속에서도 이미 칠흑같이 고요하기 때문이다.
집없는 이와 똑같이 길 위에 있지만, 안심하는 여행자처럼...

- 越因 -

1) 전기 콘센트를 보면 두 개의 구멍이 있습니다. 하나는 한전에 연결되어 220v가 흐르고
다른 하나는 대지에 연결되어 0v이기에, 여기에 전열기를 꽂으면
전기는 220v와 0v라는 전력의 차이로 인해 흐르기 시작합니다.
차이로 인해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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